잡지 '마르스'를 구합니다.

공지사항 | 2013. 6. 18. 16:03 | ladyhawke

호크의 비전 산책

절판된 무술잡지 '마르스'를 구합니다.

해외 무술 자료는 나름 잘 관리해오고 있습니다만, 상대적으로 국내 자료는 관리를 하지 못해온게 최근들어 너무나 아쉬워지고 있습니다.

업데이트가 상당기간 멈춘 블로그에 몇 분이나 찾아오실까 싶긴 합니다만, 일단 공개적으로 구해보려 합니다.

같은 호를 무턱대고 수집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가능하면 전질을 한 번에 양도해 주실 분이 계시다면 가장 기쁘겠습니다.

전질 양도하실 분께는 약소하지만 지불 금액으로 20만원 정도 (송료 별도) 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전 산책


호크의 비전 산책

1962년 발행 김정윤 著 합기술 서적을 구하고 있습니다.

고서적(?)이고 자료적 가치가 있는지라 매물이 나올까 모르겠습니다만, 필요 없으신 분이 계시다면 양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페이지의 결락 없이 모든 페이지가 갖춰진 경우, 대금으로는 약소하지만 2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네고 가능하며, 송료는 제가 부담하겠습니다.)

이 글이 게재되어 있는 한 계속 책을 구하는 중이오니 연락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비전 산책


호크의 비전 산책

합기도 명칭에 대한 논란이 식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먼저, 여기서 밝히는 제 사견과는 별도로, 한국의 합기도 및 아이키도 단체를 이끄시는 선배 무술인 여러분들께는 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갖고 있음을 분명히하겠습니다. 

1. 합기도 명칭은 누가 먼저 사용했는가?
사실 合氣道 라는 한자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1942년 '大日本武徳会[다이닛뽄부토쿠카이]'로,  이 무술은 현재 '光輪洞合気道[코린도아이키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즉, 사실상 아이키도란 이름을 가장 먼저 사용한 것은 우에시바 모리헤이도, 그가 만든 '아이키카이(合気会)'도 아닙니다.


게다가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라는 이름을 발안한 사람은 무덕회 임원이었던 久富達夫(히사토미 타츠오) 씨로, 모리헤이와는 관계 없는 강도관(講道館) 출신입니다.

제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전하게 된 영향으로 대일본무덕회가 해산하게 되자, 우에시바 모리헤이는 1948년에 이르러서야 스스로가 창시한 무술을 '아이키도(合気道)'라 칭하게 됩니다. 아이키도란 이름이 처음 만들어지고 6년이나 지난 후의 일입니다.


<코린도 계열 아이키도 成新会合氣道>



2. 동일한 표기를 사용하는데 따른 혼란?
이제까지 일본에서는 아이키카이(合気会)'외에도, 모리헤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상당수의 단체가 '아이키도(合気道)란 이름을 앞세워 활동해왔습니다.

앞서 말한 대일본무덕회 계통의 무술을 계승한 '코린도 아이키도(光輪洞合気道)'가 그러하며 - 무덕회 당시 아이키도부의 운영을 담당했던 관계로 창시자로 일컬어지는 平井稔(히라이 미노루)가 모리헤이의 문인이기도 합니다만, 대일본무덕회의 아이키도는 모리헤이의 무술이 아닌, 대일본무덕회의 역량을 모아 개발한 종합무술이므로 다른 무술이라 보는 시각이 일반적입니다. 드러나는 모습이나 지향하는 바 원리에 있어서는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만, 성립이나 기술체계에 있어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실제 일본에서는 서로 다른 무술로 보고 있습니다. -, '합기도의 과학'으로 우리 나라에 알려진 요시마루 사다오(吉丸貞雄 ; 호는 慶雪) 씨가 내세운 '다이토류덴 아이키도[大東流伝合気道]'가 그러합니다. 또한, 블럭격파 같은 강렬한 시범으로 유명한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도 마찬가지고요.

<무겐류 아이키도[無限流合気道]의 블럭 격파(베기) 시범>

같은 계보에서 갈라선 단체까지 포함하면 더욱 많은 숫자의 단체가 일본 현지 및 해외에서 '아이키도[合気道]'란 한자 표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완전히 다른 형태로 발전한 '풀컨택트 아이키도' 계열을 포함)


3. GAISF 가맹 문제?

GAISF 에는 국제 '풋볼(축구)' 경기단체가 가입되어 있습니다. 영어로 International Football Association, 프랑스어로 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 이라고 하는, 다들 아시는 피파(FIFA)가 바로 그 곳입니다. 미국에서 '풋볼'이라고 하면 절대다수가 미식축구를 떠올립니다만, 그럼 미국 풋볼은 이름을 바꿔야 할까요?

그런데 GAISF에는 '미식 축구' 단체도 당당히 가입해 있습니다.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merican Football) 물론, 미식축구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럭비도 가입해 있지요. (International Rugby Board)

GAISF에는 '국제무술연맹(國際武術連盟)'이란 단체도 가맹되어 있습니다. 짐작하시겠지만 국제 '우슈' 연맹이지요.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근접전투기술에 대해 무술이란 단어를 써서는 안 되는걸까요?

골프와 미니골프(Golf, Mini Golf), 테니스와 소프트 테니스, 테이블 테니스(Tennis, Soft Tennis, Table Tennis) 등등...  

<GAISF 가맹단체 리스트>


경기 형식의 유사성이 문제가 된다면, GAISF에는 '무에타이'와 킥복싱'이라는 대단히 흡사한 두 경기 단체가 동시에 가입되어 있다는 전례가 있습니다. 명칭의 고유성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선례가 존재합니다. 하물며 GAISF에 가맹하는 경기 명칭은 알파벳 표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앞서 든 예와 비교하자면, 합기도와 아이키도의 알파벳 표기는 유사하다 보기 어렵습니다.


4. 한국 합기도의 보급률은 아이키도에게 빚진 바 없다.
위키백과에 따르면, 일본내 아이키도 수련 인구가 약 백만명이라고 합니다.
합기도 수련 인구는, 2007년 대한정형외과 스포츠의학회 논문에 따르면 약 3백만, 대한합기도경기연맹에 따르면 약 2백만에 이른다고 합니다. 1억 2천만의 일본 인구를 생각하면, 로컬시장의 크기를 차이를 생각해볼때 비해 한국 합기도의 상대적 성공은 대단히 놀라운 성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한국에서 '합기도'란 이름의 인지도는 더 설명할 필요가 없겠지요. '합기도'란 이름을 모르는 한국인을 찾기 어려울 정도니까요. 이런 한국 합기도의 인지도는, '일본의 유명한 무술인'의 이름을 빌려 얻어진 결과도 아니요, 일본의 유명한 무술 이름을 차용해 얻어진 결과 또한 아닙니다.

한국에 아이키도가 자리잡기까지, 아이키도 지도자 여러분이 기울여온 수많은 노력과, 수십차례에 걸쳐 일본 현지의 선생님들을 한국으로 모셔 초청 강습회를 여는 등 한국 무술계 발전에 기여하신데 대해서는 늘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아이키도가 '합기도'라는 이름으로 한국 시장에 자리잡으려 한다면, 그 모든 노력들이 빛이 바래, 자칫 한국 '합기도'가 닦아놓은 성과에 무임승차하는 것으로 보일까 심히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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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만생관 아이키도-한국에 들어올 당시의 이름은 아이키만세이도-를 창시한 스나도마리 칸슈 선생님이 돌아가셨습니다.

이로서 또 한 분, 우에시바 모리헤이의 제자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생전에 미처 찾아가보지 못한 분이라 상당히 안타깝습니다.

만생관 아이키도는 한국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스나도마리 선생에 대한 소개는 찾기 힘든듯 하여 카페의 글을 편집해 짧게 소개합니다.

스나도마리 칸슈 선생은, 우에시바 선생의 생전인 1954년 쿠마모토에 도장 '만생관'을 열었고, 1961년에는 우에시바 선생에게 아이키도 9단을 받았습니다.

만생관 홈페이지 http://www.manseikanaikido.com/에 따르면, 고인은 전쟁전-후에 걸쳐 우에시바 선생의 내제자로 있었다고 하며, 아이키뉴스http://www.aikinews.com/에는 1942년 황무관도장皇武館道場에서 단기간 내제자 수행을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사진출처 : 아이키도 저널

아이키 뉴스에 따르면 남매인 스나도마리 카네모토砂泊兼基, 스나도마리 후키코砂泊扶妃子 두 사람이 우에시바 선생과는 오랜 기간 깊은 친분을 나눈 듯 하며, 시기는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세 남매가 모두 우에시바 선생에게 가르침을 받았다고 합니다. 입문은 1928년에 입문한 카네모토가 가장 빨랐고, 50년대에 들어서야 입문한 후키코가 가장 늦은듯 합니다.

형인 카네모토는 모리헤이의 평전을 저술하였습니다.

누나인 후키코는, 본래 치키신카게류 나기나타直心影流薙刀 를 수련한 사람으로, 검술(검도)가와의 대련에서는 패한 일이 없다고 하는 근대 최고의 나기나타 명인 소노베 히데오園部秀雄 여사의 제자라고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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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공지사항 | 2010. 8. 11. 12:56 | ladyhawke

호크의 비전 산책

그간 격조했습니다.


구글의 텍스트큐브 사업 종료에 따라, 데이터 포맷 호환이 가능한 티스토리로 이전합니다.


주소는 전과 같이 http://www.ladyhawke.pe.kr 을 이용하시거나, 혹은 http://ladyhawke.tistory.com 로 접속하시면 됩니다.


Feed Burner를 이용한 RSS 주소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전 후에는 보다 활발한 활동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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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일본의 무술 연구는 한국에 비해 학술적인 면에서의 발전이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아니, 한국 역시 한 편에선 분명 적지 않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겠지만, 일본에선 그 연구 성과가 일반에 널리 공유된다는 점이 다르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네요.

 

전통 무술의 각 기법과 몸 다루기, 트레이닝 방법 등에 대해 현대적인 분석방법이 동원되고, 다시 그 연구 성과가 무술이나 격투기는 물론, 각종 스포츠나 일상생활 등의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게 제시되는 패턴 자체가 하나의 분야로서 다뤄지고 있다고 보시면 정확합니다.

무술 연구를 일반에 보급해온 그 가장 첨단에 있는 사람이 바로 코노 요시노리 씨 입니다.


내미는 손과 같은 발을 내딛는 '난바 걸음'

 

코노 요시노리 하면 역시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것은 '난바 걸음'인데요. 한국에도 번역 만화 등을 통해 수차례 소개된바 있는 '난바 걸음'은, 걸을때 같은쪽 손과 발을 앞으로 향하는 아주 독특한 걸음이지요.




난바 걸음은, 쉽게 설명하자면, 방향전환시 관성에 의한 힘의 충돌과 시간의 손실을 줄이기 위한 일종의 체중이동 테크닉입니다. 물론 확장하자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코노 씨가 소개하는 난바 걸음의 범주는 결국 이 선에서 더 나아가지 않습니다.



몸통박치기 무너뜨리기

 

'이를테면 내 체중이 62kg 정도니까... 상대를 잡아갈때 60kg의 커다란 쇳덩이가 위에서 쿵! 하고 떨어진다면 역시 싫겠지요?'

체술을 스포츠에 응용한 사례라며 '태클'을 방어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레슬링이나 현대격투기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태클에 대해 체중을 실으며 스프럴 방어하는 원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입니다. 아이키(합기) 계통의 힘쓰기와는 다른 방법이지요.




세 방향 연속 베기

 

세 방향 연속 베기를 보여주며 방향을 전환할때 관성에 의한 힘의 충돌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시 앞서 보여드린 난바 걸음과 같은 원리지요.


소개해드린 세 영상에서 보이듯, 코노 요시노리 씨의 연구는 힘의 충돌이나 손실을 줄이면서 자연스럽게 벡터를 바꾸는 방향에 상당한 비중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코노 요시노리 씨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저술한 서적은 결국 그 시점의 기록일 뿐이다. 코노의 연구는 계속 발전해 나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과거의 일부 저술에 연연해 그를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라는 호의적인 시선이 있는가 하면, 또다른 무술 연구가 나가노 쥰야 씨처럼 "난바 걸음과 무술은 관계 없다"고 잘라 말하며 코노를 정면으로 비판하기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편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코노 요시노리 씨의 연구 성과가 일상생활 등 다른 분야에 반영된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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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오늘은 12월 30일, 내일이면 2007년이 가게 되는군요.

한 해를 정리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무술의 근본적인 부분에 대해서 한 번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말 가운데, '무술 9단이 싸움 9단 못 이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럴듯하게 들리는 이 말에는 사실 두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데요. 오늘 이야기는그 중에 첫번째에 대해 이야기입니다.

내일은 마침 현대 격투기의 정점에 선 '60억 분의 1' 격투 천재 표도르와, 천부의 체격을 타고 난 최홍만이라는 두 괴물의 승부가 벌어지게 되는군요.

첫번째는 바로 '재능'의 벽에 대한 것입니다.

타고난 재능을 가진 사람. 딱히 무언가를 배우지 않아도 날때부터 싸우는 법을 알거나, 실제로 싸움을 겪으면서 가장 효율적인 싸움 방법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격투 센스'를 타고난 사람이바로 이 '싸움 9단'에 속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다른 모든 종목도 그렇습니다만 무술 분야 역시 타고난 재능과 육체를 극복하기란 대단히 어려운 일입니다.계량화해서증명하기는 어려운 '격투 센스' 같은 부분을 제외하고서라도, 눈에 띄게 구별이 되는 '체급의 차이'란 요소 역시 승패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부분이지요.타고난 체격, 좋은 몸 역시 '재능'의 한 종류라는 점,무서운 무기가 된다는 점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겁니다.

우선 그래플러들을 볼까요? 이쪽은 '한방'이 아닌 만큼 확실히 스트라이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신체조건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쉬워보입니다. 실제로 체급 차이가 나는 것을 기량으로 커버하여 승리하는 경우를 종종 찾아볼 수 있고요. 그러나 여기에도 분명히 현실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신체조건의 차이가 중요하지 않다면, 유도나 레슬링 역시 굳이 '체급별 경기'를 치르지 않겠지요.

씨름계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체중이 30킬로그램 이상 차이가 나면 기술이든 뭐든 백약이 무효다.' 씨름계에 최홍만, 김영현 같은 거인 씨름선수가 계속 등장하였던 이유도, 스모 선수들이 몸을 불리는 이유도 다르지 않습니다. 체중과 타고난 근력은 어떤 상황에서건 강력한 무기이며, 이 무기들이 '기술'을 더욱 빛나게 해줄 수 있는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같은 기량에서라면 체중과 근력이 나은 쪽이 유리한 것은 물리적인 '현실' 이니까요.

구체적인 표현에 다소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복싱에선 '헤비급의 잽은 밴텀급의 KO펀치'와 같은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말 그대로, 헤비급의 골격과 체중에서 우러나오는 파워는 경량급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강력함이 있다는 의미지요.

올림픽 등 기록경기의 영향과 그에 따른 엘리트 스포츠의 발달은, 현대 의학에서 비롯된 인체에 대한 이해에 기반하여 트레이닝 기법을 고도로 발달시켜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파워 리프팅을 비롯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기를 수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많은 선수들이 과학적인 트레이닝 기법 하에 기량을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대화된 트레이닝 기법으로도 타고난 펀치력의 한계, 근력의 한계를 극복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경량급에도 하드펀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이 가진 이 강력한 펀치는 '타고나는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트레이닝으로 어느정도 펀치력을 기를 수는 있지만, 누구나 하드펀처가 될 수는 없는 슬픈 현실.


'싸움'이란 영역에는 이렇게 노력으로는 넘을 수 없는 재능의 벽이 존재합니다. 메울 수 없는 타고난 신체조건의 차이가.


무술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가설이 있습니다. 짐승들에게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기술, 혹은 사냥을 위한 기술, 집단전투를 위한 수련체계 등등...


제가 생각하는 무술의 기원은 이렇습니다. 앞서 이야기 했던 '싸움 9단', 바로 그 '타고 난 자'를 이기기 위해서 태어난 것이 무술이라고.

싸우는 재주를 타고난 사람은 누군가에게 따로 싸우는 법을 배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천재가 너무나 쉽게 움직이는 몸놀림, 휘두르는 펀치가 다른 사람에게는 쉬운 것이 아닌 것이 냉정한 현실입니다. 천재가 할 수 있는 것을 일반인이 바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천재가 '그냥 하면 되는' 것을, 일반인의 관점에서 과연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연구하여, 방법을 찾아내 정리한 것이 무술이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근력을 단련하는 것만으로는 끌어올릴 수 없었던, 강력한 펀치력에 대한 대답이 우리가 '발경'이라 부르는 것이고, 그래플링 상황에서의 효율적인 힘쓰기가 '합기'라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출발점이 같은 이 두가지 기법은 그래서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천재는 무술을 만들 수 없습니다. 스스로 강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 남들이 왜 자신처럼 할 수 없는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어떻게 하면 자신처럼 할 수 있는지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냥 하면' 된다는 거죠.

무술은 '어떻게 하면 강해질 수 있는가'에대한 탐구의 결과이며, 그렇기에 천재의 강함은 그냥 개인의 강함일 뿐, 본질적으로 '무술'이라고 볼 수 없는 것입니다.


'단련해서 강해지는 것'이야말로 무술의 본질이며 가치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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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격투기 세이켄 신카게류

맨손무술 | 2007. 10. 1. 14:04 | ladyhawke

호크의 비전 산책

한달만의 포스팅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무술은 상당히 유명한지라 다들 알고 계실듯 한데요. '슈토'를 창시했던 초대 타이거 마스크 사야마 사토루가 제창한 무술, 바로 '세이켄 신카게류'입니다.


세이켄 신카게류- 이하 세이켄 -는 소위 '시가지형 실전격투기'를 표방하고 있지라 여러가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콘크리트 바닥을 상정하였기 때문에 그라운드 상황에 대해서는 꽤나 빡빡한 룰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업어치기 등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경우 패하는 것으로 간주, 테익다운 당하여 깔렸을 경우 대단히 불리한 판정을 받는 것이 있겠군요.

기본적으로 '쓰러지지 않고 이긴다'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



  1. 그라운드 기술로 가기 전에 타격으로 결정짓는다.

  2. 상대가 쓰러졌을 경우, 그래플링 기술 보다는 파운딩을 노린다.

  3. 혹은, 상대가 쓰러졌을 경우 다시 스탠딩 상황으로 이끈다.



-와 같은 처리방식 기본 중, 1번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판크라스 코리아 사무국장이자 격투기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태 씨는 이를 일본식 표현을 빌어 '타-투-타'로 설명하시더군요. 가장 가깝기로는 미르코 필로포비치가 종합 무대에서 보인 격투 스타일이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세이켄유단자들만이 입는 독특한 도복을 들 수 있겠군요. 세이켄에서는 도시, 시가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복장, 바로 비즈니스 수트를 상정한 도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복띠를 풀어버리면 평범한 일반 수트와 동일한 디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발도 비즈니스 슈즈를 신고 있지요.




디자인 센스를 칭찬하긴 어렵겠습니다만, 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훈련을 목적으로 한 것인 만큼, 발상 자체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학창시절 아마추어 레슬링과 유도를 배웠고, 프로 '레슬러'로 활동했던 사야마 사토루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것이 '타격' 위주의 격투기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세이켄 역시 한국의 공권유술처럼 사실상 현대 격투기로 보아야 옳겠지만, 자타공인 '극우파'에 정신론, 부시도(무사도), 부시카라테(무사 공수), 사무라이, 할복 따위를부르짖는 그 '사야마'란 인물이 내놓은 세이켄이니 만큼, 마인드 만큼은 '무술'로 보아야겠지요. 무엇보다 기본 구성 자체가 경기 보다는 스트리트 파이팅 상황을 염두에 둔 요소가 많고, 스스로 무도를 표방하고 있으니까요.



최영의 씨의 제자로 독립해나간 '싸움 10단' 아시하라 히데유키 씨는, 저서에서 '예전에는 경찰이 오는데 5분이 걸렸는데, 요즘은 2분이면 경찰이 온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른 스트리트 파이팅 여건의 변화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따른 여러 상황 변화, 사소하고 작은 차이들이 전략과 디테일한 기술의 차이로 이어지게 되면 파이팅 패턴 자체가 바뀌게 마련이지요.

'최대한 빨리 결정짓는다', '넉다운은 최고의 테이크 다운'이라는 세이켄의 철학 역시, 어찌 보면이런 시대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셈입니다.

'남들보다 20년 앞선다'고 하는 사야마 씨의 '세이켄'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한 새로운 현대 무술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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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크의 비전 산책

한국은 '전통'을 중시합니다. 물론 일본이나 중국도 역사와 전통을 중시해서 역사를 날조하는 무술이 한국 못지 않게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유달리 '무슨 무술의 정통', '누구에게 직접 배웠다'는 것을 강조하는 경향이 눈에 두드러진 것은, 꼭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유난하기 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통, 역사, 무술의 이름은 하나의 '브랜드'입니다. 한국에서 전통, 역사, 스승의 이름이란 브랜드가 강세인 것은, 한국 무술인들이 실력여부를 떠나 '무술가 개인으로서 자신의 이름'을 브랜드 이미지로서 심어주는데 실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당장 중국만 해도 '진소왕 태극권', '풍지강 태극권' 같은 명사들은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잘 팔리고 있으니까요.

전혀 유명하지 않은 무명 유파의 계승자가, 자신의 실력만으로 이름을 알린 케이스가 일본에는 적지 않습니다.

그 중에, 제가 한국에서 세미나를 열게 된다면 0순위로 초빙하고 싶은 분 가운데 한 사람.

바로 쿠로다 테츠잔 씨 입니다.


사실 현대 사회에서 무술, 특히 전통무술은 어떤 의미에서 로맨티시즘의 극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수련자들이 무술을 배울 때 상대를 살상할 것까지 염두에두지는 않습니다. 살상을 위해선 맨주먹 보다는 칼이, 칼 보다는 총이, 대포가, 미사일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즉, 한편으로 칼은 지극히 실용적인 '살상 무기'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원시적인 무기에서 '도'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어떤 ''을 느끼고 있는 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입니다. 여기에 비하자면, 실제로 피가 튀고 뼈와 살이 맞부딪치는 종합격투기는 '리얼리즘'에 가깝다 볼 수 있겠지요.



< 쿠로다 테츠잔 - 타미야류 거합>



'쇠의 산'이라는 특이한 본명을 가진 쿠로다 테츠잔 씨는전통무술이 가진 로맨티시즘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로, 가전의 다섯유파를 계승하여 집대성한 인물입니다. 쿠로다 테츠잔 씨는 무술잡지 '비전'에 자신의 이론을 정기연재 하고 있는 '검술의 명인'이면서, 합기계의 무술을 하는 인물이 아님에도 아이키 엑스포에 초대되는 유명인사입니다.

검술의 달인이면서 체술의 달인. 단순히 양쪽 다 잘 한다는 레벨이 아니라, 체술과 검술을 구분 없이 익히고 검술의 몸다루기와 완전히 같은 방식으로 체술의 몸다루기를 연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쿠로다 테츠잔 씨의 도장 신부칸은 바로 앞으로 떨어지는 독특한 방식의 전방회전낙법으로 유명한데, 이는 흔히 '무박자'로 표현하는 '상대의 인지를 벗어나는 움직임'을 만드는 기초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체술 안에 검의 원리가 녹아있다'는 모호한 말을 앞세우는 대신, 검술과 체술어느 한 쪽을 보조적으로 연습한다는 개념 없이, 카타[形]의 수련을 '몸의 완성'을 위한 수단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신부칸' 수련의 특징입니다.


< 쿠로다 테츠잔 -코마가와카이신류 검술 >



쿠로다 테츠잔 씨의 이론은 매우 독특하고, 보여주는 시범은 카리스마가 넘칩니다. 비록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가전 무술을 계승하였지만, 무술가로서 그의 이름을 부정하는 사람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가 계승한 가전무술 다섯 유파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무술을 아는 사람 중에도 흔하지 않지만, 그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유파의 이름보다 유명한 개인.

쿠로다 테츠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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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무술용어 2

무술에 관한 짧은 생각 | 2007. 8. 27. 14:39 | ladyhawke

일본의 무술용어 1


호크의 비전 산책

이번에 말씀드릴 내용은, 사실 일본 무술에 대해 약간의 지식만 있는 분이면 알고 계실만한 내용입니다.

현행 태권도, 유도, 합기도, 검도, 공수도, 절권도 등 20세기에 들어 정립된 많은 무술들은 몇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중 한가지는 무술 이름 작명법이 한가지 공통된 유행을 따른다는 것입니다. '도'라는 글자로 끝난다는 점.

이 유행은 '니혼덴 코도칸 쥬도'의 창시자 카노 지고로 씨가 무술 시대의 종막을 예언하며 '체육'으로서의 무술 '유도[쥬도]'를 창시한데서 출발합니다. '강도관(도를 가르치는 곳)'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여기서 말하는 '도'의 뜻은 -물론 심오한 의미의 도, 무도 등을 의미하기도 합니다만- 엄밀히 말하자면 쿠베르탱이 제창했던 근대 스포츠의 이념중 하나인 운동을 통한 인격 형성, 즉 스포츠맨십을 의미하는 면이 큽니다. IOC 위원을 지내기도 한 카노 지고로의 경력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보통 유도의 성립에 영향을 끼친 무술로 텐신진요류, 키토류 유술을 꼽습니다만, 기술과 경기규칙 등의 제정에 있어 레슬링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고류 유술계를 평정한 유도의 붐은 다른 무술에도 크게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이처럼 무술 이름에 '도'라는 이름을 유행시켰다는 점 외에도, 인증체계의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바둑에서 차용한 '단/급'체계의 도입, 바로 벨트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이전 일본 무술의 수련 체계는 일반적으로 다음의 형태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초전, 중전, 오전, (비전)


유파에 따라 3단계이기도 하고, 4단계인 경우도 있는데요. 뒷쪽 단계는 기본에 대한 응용기법의 단계라고 할 수 있고 유파마다 구분이 달라집니다만, 초전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통적인 면이 있습니다.


즉 기본이 중요하다, 처음 기초가 단단해야 한다는 말처럼 대부분의 무술에서 초전은 처음 입문자가 배우는 단계이면서 대체로 해당 유파의 '오의', 즉 해당 무술의 핵심을 담고 있다는 것이지요.



보통 각 단계를 수료할 때마다 해당 교육과정의 교육내용(기술 이름)을 적어놓은 족자형 두루말이 -마키모노라고 합니다-를 받게 되는데, 이게 한국에서 소위 '목록'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일정 단계를 이수한 이후에는,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도장 '사범'자격을 주는데 이를 '교수대리'라 합니다. 태권도나 유도로 말하자면 4단이나 5단 정도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을 수료하여 더이상 가르칠 게 없으니 독립해도 좋다는 인정을 받게 될 때를 비로소 '면허개전'이라고 합니다. '개전'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전했다는 뜻으로, 유파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6단에서 7단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종래의 복잡한 인증 시스템에 비해 간략하고 직관적인 이 새로운 인증 시스템은, 몇 가지 장점 때문에 근대 이후 정립된 무술 대부분이 도입하기에 이릅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기 좋다는 장점 -'단증 장사'라는 아니라 수련 기간, 즉 출석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로-, 세부 단계를 마련함으로서 수련자에게 성취동기를 부여한다는 점, 그리고 보급에 용이하다는 점이 그것이지요.




그밖에 대일본무덕회-말하자면 중국무술의 정무체육회 정도?-를 기점으로 퍼지게 된 '연사', '교사', '범사'등의 칭호가 있는데, 보통 연사가 5, 6단 정도, 교사가 6, 7단 정도, 범사가 7, 8단 정도 이상에 붙습니다. 대한검도회에서 말하는 '연사, 교사, 범사' 칭호 역시 일본의 그것과 완전히 같은 것이라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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