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 격투기 세이켄 신카게류

맨손무술 | 2007. 10. 1. 14:04 | ladyhawke

호크의 비전 산책

한달만의 포스팅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무술은 상당히 유명한지라 다들 알고 계실듯 한데요. '슈토'를 창시했던 초대 타이거 마스크 사야마 사토루가 제창한 무술, 바로 '세이켄 신카게류'입니다.


세이켄 신카게류- 이하 세이켄 -는 소위 '시가지형 실전격투기'를 표방하고 있지라 여러가지 독특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로 콘크리트 바닥을 상정하였기 때문에 그라운드 상황에 대해서는 꽤나 빡빡한 룰을 갖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업어치기 등 콘크리트 바닥에 '내동댕이쳐지는' 경우 패하는 것으로 간주, 테익다운 당하여 깔렸을 경우 대단히 불리한 판정을 받는 것이 있겠군요.

기본적으로 '쓰러지지 않고 이긴다'라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



  1. 그라운드 기술로 가기 전에 타격으로 결정짓는다.

  2. 상대가 쓰러졌을 경우, 그래플링 기술 보다는 파운딩을 노린다.

  3. 혹은, 상대가 쓰러졌을 경우 다시 스탠딩 상황으로 이끈다.



-와 같은 처리방식 기본 중, 1번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판크라스 코리아 사무국장이자 격투기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태 씨는 이를 일본식 표현을 빌어 '타-투-타'로 설명하시더군요. 가장 가깝기로는 미르코 필로포비치가 종합 무대에서 보인 격투 스타일이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세이켄유단자들만이 입는 독특한 도복을 들 수 있겠군요. 세이켄에서는 도시, 시가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복장, 바로 비즈니스 수트를 상정한 도복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도복띠를 풀어버리면 평범한 일반 수트와 동일한 디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발도 비즈니스 슈즈를 신고 있지요.




디자인 센스를 칭찬하긴 어렵겠습니다만, 보다 '흔히 접할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훈련을 목적으로 한 것인 만큼, 발상 자체에는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학창시절 아마추어 레슬링과 유도를 배웠고, 프로 '레슬러'로 활동했던 사야마 사토루가 마지막으로 내놓은 것이 '타격' 위주의 격투기라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세이켄 역시 한국의 공권유술처럼 사실상 현대 격투기로 보아야 옳겠지만, 자타공인 '극우파'에 정신론, 부시도(무사도), 부시카라테(무사 공수), 사무라이, 할복 따위를부르짖는 그 '사야마'란 인물이 내놓은 세이켄이니 만큼, 마인드 만큼은 '무술'로 보아야겠지요. 무엇보다 기본 구성 자체가 경기 보다는 스트리트 파이팅 상황을 염두에 둔 요소가 많고, 스스로 무도를 표방하고 있으니까요.



최영의 씨의 제자로 독립해나간 '싸움 10단' 아시하라 히데유키 씨는, 저서에서 '예전에는 경찰이 오는데 5분이 걸렸는데, 요즘은 2분이면 경찰이 온다'며 시대의 변화에 따른 스트리트 파이팅 여건의 변화를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이런 시대에 따른 여러 상황 변화, 사소하고 작은 차이들이 전략과 디테일한 기술의 차이로 이어지게 되면 파이팅 패턴 자체가 바뀌게 마련이지요.

'최대한 빨리 결정짓는다', '넉다운은 최고의 테이크 다운'이라는 세이켄의 철학 역시, 어찌 보면이런 시대의 흐름을 충실히 따르고 있는 셈입니다.

'남들보다 20년 앞선다'고 하는 사야마 씨의 '세이켄'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한 새로운 현대 무술을 보여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전 산책


격산타우 시범

격산타우라는 것은, 말 그대로 '산을 사이에 두고 소를 때린다'는 의미로, 간접적인 타격에 의해 충격을 준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간혹 보면 이를 만화나 장풍처럼 '무협소설'에서나 가능한 것으로 치부해 버리는 분도 계시는데요. 물론 원래대로라면 무협소설에서 쓰이는 기술입니다만, 비교적 근대로 오면서는 무술에서 실제로 그 기술을 찾아볼 수 있게 되었지요. 우리가 쉽게 유튜브에서 접하곤 하는 히노 선생의 시범이나, 황가 태극권을 개창한 황성현 노사의 시범이 그런 종류입니다.

대부분 이미 알고 계실거라 생각합니다만, 이런 시범은 현대 물리법칙으로, 아니 사실은 뉴턴 시대의 고전 물리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1. 완전탄성충돌에 의한 운동량 보존.

당구를 칠때 큐로 큐볼의 중심을 정확히 치게 되면, 타겟볼과 부딪친 큐볼은 정지하고 타겟볼만 움직이게 되지요. 이러한 충돌을 물리학에선 완전탄성충돌이라고 하며, 큐볼에 가해진 직선적 운동량이 타켓볼에 손실없이 전달되었다 하여 선운동량 보존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2. 탄성충돌구

보다 직관적으로 일치하는 예를 들어보지요.




아마도 이런 완구를 보신 적이 있으실 겁니다.

1. 한쪽 끝의 추를 당겼다가 놓으면 (화면의 구슬을 마우스로 직접 움직여 보세요)
2. 그 추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추와 충돌하게 되고
3. 다른 추는 움직이지 않은 채, 처음 당겼던 추의 정 반대편의 추가 튕겨나가게 되지요.


처음 가격하는 펀치와, 가장 끝의 사람이 튕겨져나가는 모습이 비슷하지요?

무술 시범에서볼 수 있는 이런신기한 '현상', 즉 타격의 '결과'에대해서까지는 이렇게 물리 법칙으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럼 이런 현상을 보이려면'어떻게' 타격해야하는가 ?즉, '방법'에 대한 설명은 아직 공식적으로 공개한 분이 안 계십니다.소위'비전'이 되겠지요.


소위 '발경'이라 불리는 무술적인 타격에 대해서는상당히 많은 가설과 서로 다른 정의가 있습니다. 강하게 때리는 것은 모두 발경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 맞아서 아파야 발경이라는 견해도 있더군요. 또 경우에 따라 위의 내용과는 반대로,뒤로는 전혀 튕겨나가지 않는 완전탄성충돌 현상에 가까운 결과를 보이는 타격만 발경으로 인정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맞아서 튕겨나가는건 발경이 아니라는거죠.

하지만 제가 존경하는 몇몇 분들과 저의 경우에는바로위와 같은 형태의 시범 결과를이끌어낼 수 있는 타격-힘쓰기 방법을'발경'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특히 제 경우에는 저런식으로 운동량의 완전한 전달, 완전탄성충돌에 가까운 힘의 전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타격이라면 '살살 쳐도 발경이다'라고 보는 쪽입니다.